- 최근 자가용 화물차의 불법 영업에 대한 규제와 처벌 강화
- 상당수 지자체, 단속강화·신고포상금제도 운영 등 대책 마련
국내 택배시장뿐 아니라 육상물류시장에서의 자가용 불법 유상 물류행위가 빠른 속도로 확산됨에 따라 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자가용 화물차 불법 유상운행 단속 건수는 지난 2015년 407건에서 16년 655건, 지난해는 762건으로 집계돼 있다. 하지만 이 수치는 빙산의 일각일 뿐 지금까지는 정부 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산업 전반에 택배서비스 산업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에서 자가용 불법 운행이 공공연히 이뤄져 왔다. 이에 최근 자가용 화물차의 불법 영업에 대한 규제와 처벌이 강화되는 추세지만 1997년 관련법 제정 이후 근절되지 않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택배차량만 5만 여대. 이중 1만6000여 대는 아무런 죄책감 없이 자가용 화물차 불법 유상운송을 벌이고 있어 전체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시장 관계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육상화물운송시장에 너무 많은 영업용 화물차 공급으로 운임이 하락하면서 지난 2004년 화물연대의 물류대란이 발발, 이후 영업용 차량 번호공급이 전면 금지됐기 때문. 이에 따라 서비스가 다른 시장인 택배시장도 영업용 번호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안정적 ‘배’ 번호 공급 뒤,
자가용 유사운송 강력 단속
국토부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택배시장의 절대 부족한 ‘배’ 번호를 원활히 공급한 뒤 오는 5월말부터 강력한 ’자가용 유상 운송행위‘ 단속에 들어갔다.
관련법인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는 자가용 화물차의 불법 영업행위에 대해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2013년 개정된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제56조(유상운송의 금지) 조항에는 “자가용 화물자동차의 소유자 또는 사용자는 자가용 화물자동차를 유상(그 자동차의 운행에 필요한 경비를 포함한다) 화물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해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했으며 이를 위반할 때에는 ‘6개월 이하의 운행정지(제56조의2제1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제70조제1항 제23의2호)’를 부과하게 돼 있다.
더욱이 최근 관련 재판의 판결을 보면 실제로 자가용 화물차 불법 영업을 한 이보다 불법영업을 하게 한 이에게 더 무거운 처분을 내린 사실이 알려졌다. 이는 자가용 화물차 불법 임대의 싹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재판부의 의지가 드러난 셈이다.
자가용 화물차의 불법 운송문제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택배 차량 10대 가운데 3대 이상이 자가용으로 운영 중인 불법차량으로 드러나는가 하면 물동량이 많은 대단위 시장 주변에서 운행하는 자가용 차량도 부지기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법령의 개정으로 처벌 수위는 점차 강화되는 추세지만 불법행위는 근절되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화물운송·물류업계에 따르면 택배업체의 1.5t 미만 집배송 소형 화물차 3대 중 1대가 자가용 화물차의 유상운송으로 이는 모두 불법이다.
더 큰 문제는 택배 차량의 경우 노란색 번호판인 사업용 화물차 혹은 ‘배’자가 붙은 택배전용 화물차로 등록해 운행해야 하는 데도 많은 수의 택배 차량이 일반 자가용 자동차인 흰색 번호판을 달고 버젓이 운행하고 있다는 사실.
이와 관련, 택배업체의 한 관계자는 “택배업체의 불법 자가용 화물차 영업은 화물운송시장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동시에 운수사업자들의 권익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택배시장의 변화에 맞춰 배송차량의 증차를 해야 함에도 이를 해결하지 못한 국토부의 실책이 크다”고 꼬집었다.
택배 차량뿐만이 아니다. 서울 가락시장이나 부산 자갈치시장 등 물동량이 큰 대형시장에서의 불법운영, 자가용 화물차의 각급 학교급식에 대한 각종 식재료 납품행위 등 자가용 화물차의 불법운송 행위는 지역과 분야를 막론하고 횡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를 비롯해 부산시, 인천시 등 많은 지자체에서 정기적으로 불법 운송차량을 단속하고 있고 더 나아가 조례 제정 등을 통해 신고포상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미 2014년부터 국내 최초로 이른 바 ‘카파라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대한 위반행위를 신고하는 사람에게 10만 원에서 2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해 온 것.
포상금 지급 대상에는 ▲화물 운송을 위탁받은 운송사업자가 자신의 차량이 아닌 다른 차로 운송하는 경우 ▲자신 명의로 운송계약을 체결한 화물에 대해 다른 사업자와 재계약한 경우 ▲보조금을 부정한 방법이나 거짓으로 지급받은 경우 ▲자가용 화물차를 대가를 받고 화물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한 경우가 포함됐다.
전체 교통단속 중
자가용 화물차 단속건수 2%에 불과
부산시는 2015년 1월부터 자가용 화물자동차를 유상 화물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한 자를 신고하면 1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인천시도 2017년부터 자가용 화물차의 유상운송행위 신고자에게 10만 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 지급 등을 시행하고 1인당 연간 100만 원까지 보상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전시와 충청남도 등 많은 지자체에서 2017년에 조례를 제정해 자가용 화물차의 불법행위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단속을 강화해도 고질적으로 이어지는 자가용 화물차의 불법 임대 및 운송행위를 근절하고 건전한 운송질서 확립에 기여하고자 하는 지자체들의 고육책이라고 할 수 있다.
포상금제도 운영은 ‘화물자동차운송사업법’이 지난 2011년 일부 개정을 통해 “자가용 화물자동차의 유상운송행위에 대해 시·도지사나 수사기관에 신고 또는 고발한 자에 대해 신고포상금을 지급한다”고 명시한 조항(제60조의2)에 따른 것이다.
포상금제도를 운영하지 않는 지자체도 자가용 화물차의 불법행위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대구시의 경우 구·군 등 행정관청과 화물단체 등과 합동단속을 실시하고 있으며 ‘불법 자가용 유상운송 및 무허가 운송주선(이사) 행위를 신고합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홍보 계도하는 등의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그 외의 많은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자가용 화물차의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활동이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한편,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가용 화물차 유상운송행위의 경우 교통 관련 불법행위 단속건수의 2%에 그치는 수준이며 그마저도 형사 고발되는 비율이 23% 정도에 불과했다.
자가용 화물차의 유상운송 행위가 불법이 된 것은 이미 지난 1997년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이 제정되면서부터였다. 그러나 법이 제정된 지 올해로 20년이 지났고 법적인 규제와 처벌이 강화돼 왔지만 자가용 화물차의 불법행위는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출처: 18.06.01 상용차경제신문 장휘경 기자